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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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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하루를 거반 보내고 마침내 서로 합류한 일행은 재정비가 필요하다 결정하고 하루를 더 같은 자리에서 보내기로 결정했다.이제 누가 시키지 않아도 랄라는 주변을 살폈고, 프레야와 조르단은 식재료를 진득하고 정체 모를 수프로 연성하였다.미닉이 잠자리를 준비하는 동안 테오미르는 밤새 지필 마른 가지를 모았다.곧 그들 위로 또 다른 밤이 내렸다.그리고 이것은 모두가 잠들고, 불침번을 마친 랄라가 테오미르와 교대한 직후 벌어진 일이었다.테오미르가 먼저 랄라에게 말을 걸었다. "어이, 슬레이어 동무.”"말 걸지 마, 이 악마야. 난 이제 잘 거라구유." 랄라는 걸음도 멈추지 않고 새침하게 대꾸했다.그에 기가 죽을 테오미르가 아니었다. "혹시 페스카즈의 슬레이어라고 아니?” 랄라의 어깨가 움찔했다.발걸음을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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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마을에 도착한 미닉과 테오미르.그러나 일이 순조롭게 풀리지만은 않았다.적어도 테오미르에게는 그랬다.그는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었다.어찌나 당황했던지 차마 말을 끝까지 맺지도 못하고 미닉을 향해 사납게 눈알만 부라렸다.그러나 미닉로부터 별 다른 반응을 얻지 못 하자 그의 팔을 필요 이상으로 세게 툭툭 쳤다.테오미르가 속삭였다. “이보라요, 사이비 동무. 나더러 덜길 들어가라는 거이아?” 두 사람 앞에는 작지만 깔끔하게 관리된 교회가 한 채 서 있었다.생겨난 지는 그리 오래 되어 보이지는 않았고, 모든 방문자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 주겠다는 교단의 넓은 포부를 그대로 반영한양 마을 초입에 입구처럼 떡 하니 버티고 있었다.그 뒤로는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웅집해 있는 마을터가 보였다.동이 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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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동도 트지 않은 이른 시각이었다. 여명의 푸른빛을 맞으며 두 사람은 사막을 나아가고 있었다. 사막의 새벽 기온은 내륙의 한겨울을 떠올리게 할 만큼 추워 냉기에 노출된 얼굴과 손이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낮에는 최고 50도까지 오르는 기후 탓에 새벽 일찍 출발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미닉은 옷깃을 여미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을씨년스럽고 적막한 풍경이었다. 야윈 선인장과 키가 작고 노랗게 바짝 마른 관목들이 드문드문 메마른 풍경 속에서 눈에 띄었다. 저 멀리 황량한 바위산과 메사, 쩍쩍 갈라진 척박한 땅덩어리로만 이루어진 듯 지평선의 끝까지 이어지는 삭막한 풍경 속에선 사람은커녕 짐승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지역에 관해 들은 것이 있었다. 외곽의 마을. 오아시스를 개척해 세워진 작은 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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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에 있다는 누베이 수도원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모르긴 몰라도 성 스탈데일보다 더 오지인 것 같았다. 길이 현저히 좁아지고 험난해지며 녹음이 줄어들고, 벌침처럼 따가운 땡볕이 대지의 곳곳에서 활개치고 있었다. 사막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럴수록 일행은 금방 지쳤고 자주 쉴수록 시간이 지체되었다. 이토록 긴 여행을 한 적이 없는 프레야에게는 특히나 고역이었다. 이틀째부터 발에 물집이 생기고 퉁퉁 붓더니 이제는 절뚝거릴 때마다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쑤셨다. 쩔뚝거리고 힘들어하는 프레야를 위해서 나귀의 등에서 짐을 내리고 대신 프레야를 태웠다. 짐은 다른 이들이 나누어 짊어져야 했다. 프레야는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자신이 누베이 수도원으로 피신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그 이유를..